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1일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 3인의 재심 인용 결정에 대한 재항고 사건에서 재심개시를 결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여순사건과 관련한 민간인 희생자들은 1948년 11월 14일 형법 제77조(내란), 포고령 제2호 위반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사형이 집행됐다. 그러나 이들에게 적용된 계엄법은 정작 사형이 집행된 1년 후인 1949년 11월 24일에야 제정됐다.

 이런 사실에 근거해 그동안 지역사회와 유가족측은 광주호남계엄지구사령부 호남지구고등군법회의가 민간인 희생자들에게 적용한 법조문은 ‘무법’이며 그 뒤 이들에게 집행된 사형은 ‘국가에 의한 억울한 희생’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대법원의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 재심개시 결정으로 국회 계류 중인 특별법 제정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사)여수지역사회연구소와 여순사건유족협의회는 논평을 통해 대법원의 신속한 재심개시 결정을 적극 환영하며, 순천지청은 항고를 즉각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순천지청은 제주4·3사건의 제주 검찰청의 사례처럼 여순사건 또한 즉시 ‘항고포기’를 발표해 시대의 흐름인 ‘역사 바로세우기’ 대열에 동참하기를 촉구했다.

 전남도의회 강정희 여순사건 특위 위원장은 “법치국가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3심 제도마저 이들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며 “국가의 무법·위법·불법에 의해 죽임을 당한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들의 억울한 죽음은 반드시 진실이 규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 여순사건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