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가 탄 자동차를 고의로 바다에 추락시켜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50대 남편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됐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지난 19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정아)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50대 남편 A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보험금을 노린 A씨의 치밀하고 계획적인 범죄로 추정된다”면서 “사건 발생 직전에 숨진 아내와 결혼하고 곧바로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미뤄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또한 검찰은 9명으로 구성된 시민위원회의가 A씨에 대한 사형 구형을 의결한 것을 적극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아내와 함께 여수 금오도에 입도해 밤 10시께 선착장 경사로에 일부러 자신의 제네시스 자동차를 추락 방지용 난간에 부딪힌 후 이를 확인한다며 차에서 내려 안에 탑승 중이던 아내 B(47)씨를 자동차와 함께 해상에 추락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 여수해경이 여수 금오도 한 선착장에서 추락한 사건 관련 차량을 인양하고 있다.

 A씨는 차량이 순간적으로 추락해 구조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해경에 따르면 페달식 주차 브레이크는 잠긴 상태가 아니었고, 기어 또한 중립(N) 상태였으며, 바닷물이 빨리 들어찰 수 있도록 조수석 뒤 창문을 약 7cm 정도 내려놓은 상태였다.

 단순 추락사고로 끝날 뻔했던 이번 사건은 사망자 명의로 고액의 보험이 들어있다는 것을 수상히 여긴 해경에 의해 수사가 시작돼 그 전말이 드러났다.

 사건 발생 20일 전인 지난해 12월 10일에 사망자와 재혼한 A씨는 사망한 B씨와 사귀던 10월부터 11월 사이에 거액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A씨는 B씨와 혼인 신고 후 보험 수익자를 자신으로 변경했으며, 사건 일주일 전에는 미리 범행 장소를 사전 답사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특히 사고 현장을 비추던 주변 CCTV에는 사고 당시 차량이 해상으로 추락하는 것을 지켜본 후 여유롭게 현장을 이탈하는 A씨의 모습이 고스란히 촬영돼 있었다.

 한편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9월 17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