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향일암 인근 군부대 생활관 신축과 관련해 여수시가 현 임포소초 부지 내에 신축이 불가피 하다는 견해를 밝혀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는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일부주민의 반대와 지역정치권 및 시민사회단체가 개입함으로써 새로운 지역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점을 주시한다”면서 시의 입장을 밝혔다.

 시는 “돌산 임포마을 군부대 병영 생활관 신축과 관련해 지난 2월부터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로 지역주민과 국방부 및 시 관계자가 수차 협의를 갖고 6월29일 주민의견을 반영해 현 위치에 신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합의 이후 주민들과 일부 정치인들은 현 위치에서 700미터 떨어진 국립공원 주차장 위쪽 대체부지로 이전을 주장하며 소요되는 시설비 30억원을 여수시가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 향일암 인근 거북머리 정수리 부근 ‘군 생활관 신축’ 문제가 지역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하지만 여수시는 국가가 부담하여야 할 군사시설 조성비는 주민이나 시가 부담할 수 없으며 지방자치법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시는 현 군부대 부지 내에 생활관을 신축할 경우 655㎡(198평) 정도의 자연훼손만으로 부지조성이 가능한 반면, 주민들 요구대로 대체부지에 신축할 경우 이보다 13배나 많은 8천926㎡(2천700평)에 이르는 국립공원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시의 입장발표에 국립공원 향일암 지키기 여수시민위원회는 “공사가 강행되면 주민은 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어 결국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것이 분명한데 여수시는 주민의 안위는 안중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수시는 어떠한 방법으로든 공사를 막아야하고 나아가 31사단장, 국회의원, 여수시장, 시의회의장, 주민대표가 협의체를 구성해 실마리를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수시도 이해당사자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해 생활관 신축 문제를 적극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어서 해결의 실마리는 남아있는 상태다.

 여수시는 “지역 국회의원이 확보했다고 발표한 40~50억원 상당의 국·도비 등을 활용해 임포마을 접근 도로의 선형개량사업과 해안 데크길 조성 등 관광객들이 머물다 갈 수 있는 ‘자연친화형 공원 조성사업’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입장을 정리했다.

 한편 군 당국은 향일암 인근에 있는 거북머리 정수리 부근에 2층 규모의 생활관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수개월째 공사를 중단한 채 조만간 공사 재개를 앞두고 있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