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가 낳고 예술이 품었던 김홍식, 배동신, 손상기 세 화가의 <“가지 않은 길”- 여수를 사랑한 3人의 화가들> 전시회가 오는 4일부터 14일까지 예울마루에서 개최된다.

 손상기 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여수시와 예울마루가 공동 후원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여수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김홍식의 ‘욕장’ 등 3점을 포함해 총 49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홍식(1897년-1966년), 배동신(1920년-2008년), 손상기(1949년-1988년)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사에서 큰 획을 그은 대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이 세 작가는 서로 20여년 정도의 나이 차이를 지니면서 20세기 전반의 시대배경, 성장환경, 예술관에서 독창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어 최근에 새롭게 미술사적 의미를 재조명 받고 있다.

▲ 김홍식 ‘백합’

 전남 최초의 서양화가 김홍식은 여수 교동 출생으로 여수보통학교, 경성제일고보(경기고 전신)를 졸업하고 1923년에 일본의 도쿄미술학교에 입학하여 전남지역에서는 최초로 일본유학을 한 작가다.

 현재 남아 있는 작품이 많지 않은 가운데 일본 유화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한국적인 사실성을 추구하려 했던 작가의 작품을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 배동신 ‘무등산’

 우리나라에 수채화를 정립시킨 화가 배동신은 1939년 일본 가와바다화학교에 입학, 자유미술창작협회 등에서 활동하다 귀국하여 광주와 서울시대를 거쳐 1989년 이후 2008년 작고하기까지 20여년간 줄곧 여수에서 생활했다.

 거대 면들의 투명한 수채 터치로 재구성된 작품인 ‘금정산’ 시리즈는 당시 화단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보적인 세계관을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손상기 ‘절박’

 고통과 절망을 예술로 승화시킨 천재화가 손상기는 남면 연도리 출신으로 여수서초등학교, 여수제일중, 여수상고를 거쳐 원광대를 다녔고, 평생 여수를 가슴에 안고 살았던 작가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불치의 병을 안고 있으면서도 치열한 삶을 살았던 생애의 질곡이 깊은 작가의 정신을 직접 느낄 수 있다.

 이들 세 작가의 작품세계에는 각기 다른 세계관과 여정이 투영돼 있지만 이들은 여수가 낳은 대가들이자 여수를 사랑한 작가들임에는 틀림없다.

 한국미술계의 보석들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세 작가의 <“가지 않은 길”-여수를 사랑한 3人의 화가들> 전시회를 통해 예술혼을 불살랐던 작가정신을 느끼고 되돌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시회를 개장하는 4일에는 경희대학교 교수이자 미술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병식 교수가 ‘여수, 문화의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여수지역 문화예술의 현 주소를 짚어보고 비전을 제시하는 강연도 가질 예정이다.

 전시와 관련된 사항은 홈페이지( www.sonsangki.com)를 참고하거나 손상기 기념사업회(061-683-0678)로 문의하면 된다. /지민호 편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