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김용호 민주열사 62주기 추모식’이 9일 여수시 교동(옛 민주당사)에서 개최됐다.

 이승만 정권의 3·15부정선거에 항거하다 괴한의 피습으로 목숨을 잃은 故 김용호 민주열사를 기리는 두 번 째 추모식이 9일 여수시 교동 사건현장(옛 민주당사)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63주기를 맞는 김용호 민주열사 추모식은 더불어민주당 여수(갑·을)지역위원회가 주최하고 사)여수지역사회연구소가 주관해 추모곡 연주, 경과보고, 추모사,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여수시립국악단 김경하 연주자의 ‘그 저녁 무렵부터 새벽이 오기까지’라는 아쟁 연주에 이어 강현태 추모식 준비위원장의 경과보고로 시작됐다.

 김용호 민주열사 63주기 추모식은 지난해 민주주의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라는 시대정신으로 시민감동연구소가 주최했던 첫 번째(62주기) 추모식에 이은 당사자 격인 민주당 주최 행사여서 현 시국과 더불어 의미를 더했다.

 다만 돌산읍 국제교육원에 임시로 옮겨져 있는 ‘김용호 동지 위령비’를 사건 발생지이자 역사적 현장인 교동 옛 민주당사 자리로 이전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초대 대통령이 된 이승만은 1952년 부산 정치파동을 일으켜 12년 동안 집권하면서 1960년 3월 15일 제4대 대통령선거에서 3·15 부정선거를 자행했다.

 1960년 3월 9일 오후 7시 30분 여수시 교동 동성극장 모퉁이 건물에서 3·15부정선거 규탄 행사를 준비하던 민주당 김용호(33) 문화부장과 김봉채(46) 선전부장이 갑자기 나타난 10여 명의 괴한들로부터 쇠뭉치와 곤봉 등으로 후두부와 얼굴을 가격당해 쓰러졌다.

 여수시 교동에 위치한 민주당 사무실과 인접해 있는 동성극장(현 진남상가주차타워 자리)에서 자유당 측이 민주당의 방송 선전용 스피커를 제거하는 등 방해했고, 이를 고치고 시험방송을 위해 이동 중 괴한들에게 피습을 당한 것이다.

 당시 타살 현장에는 여수경찰서 형사 2명이 있었다.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무너지자 그해 4월 25일 광주지검 순천지청 강상운 검사는 여수경찰서 사찰계 형사주임 정 모 경위를 체포하고, 30일 여수경찰서장 조광범을 파면했다.

▲ ‘故 김용호 민주열사 62주기 추모식’이 9일 여수시 교동(옛 민주당사)에서 개최됐다.

 경찰서장이 40만환을 주고 여수와 광주에서 깡패를 사들였다”는 소문은 조광범의 시인으로, 사실로 밝혀졌으며, 이듬해 3월 12일 진행된 민주당 중앙당의 추도식에서 장 면 박사는 "김용호 동지의 죽음은 수천 수만의 김용호 동지를 낳게 했으며, 또 앞으로 낳게 할 것“이라는 추도사를 남겼다. 당시 연도에는 수 백명의 인파가 몰려서 김용호 부장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후 3월 10일 치안국에서 범인 정인석(가명)을 체포했으며, 광주고등법원에서 조광범 징역 7년을 비롯해 정 모 형사주임 징역 5년 등 동원됐던 광주 깡패들도 모두 처벌됐다.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3·15 마산의거가 3월 15일 시위에 참여한 김주열 학생이 최루탄에 맞아 숨지며 발생한 것으로 보면, 이보다 앞서 9일에 김용호 부장의 희생이 있었던 것이다.

 여수 민주당에서 1961년 3월 9일 광무동 현 진남초등학교 옆에 위령비를 세웠으나, 이후 도로가 생기면서 위령비는 돌산읍 국제교육원에 임시로 옮겨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故 김용호 민주열사 62주기 추모식’은 옛 민주당사 자리인 진남상가주차타워 인근에서 진행 후, 돌산 국제교육원에 세워져 있는 위령비를 참배하면서 마무리됐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