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적 지배 통해 금품을 뜯어내고 폭행·사망에 이르기까지... 가스라이팅 '진범' 구속 -

 여수시 소라면 자동차전용도로 졸음쉼터에 주차된 차량에서 발생한 30대 남성의 둔기 사망 사건은 가스라이팅에 의한 범죄로 밝혀졌다.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40분께 여수시 소라면 자동차전용도로 졸음쉼터에 주차된 SUV차량에서 30대 남성이 숨졌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의 SUV차량에서 둔기에 맞아 숨진 것으로 보이는 A(31)씨를 발견하고, 또 다른 남성 B(30)씨는 심한 부상으로 의식이 없는 채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됐다.

 경찰은 이들 두 사람의 신체(허벅지)에 돌로 추정되는 둔기에 맞은 상처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서로 폭행을 가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숨진 A씨의 상흔(피부괴사)이 B씨의 진술과 맞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한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와 CCTV, 통화 내용 등을 확보해 또 다른 30대 남성 C(31)씨를 붙잡아 이 사건의 전모를 밝혀냈다.

 여수경찰서는 C씨를 살인 및 중감금치상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수년전 알게 된 피해자들에게 허위로 채무를 만들어 금품을 뜯어내고, 정서적 학대를 통한 가스라이팅(제3자의 심리적 지배)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C씨는 피해자들을 한 달가량 차량에서 생활하도록 하고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둔기 등으로 폭행하면서 A씨와 B씨가 서로 폭행토록 하는 등 이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 현장인 차량에서 발견된 각서(피해승락확인서)도 심리적 지배 상태에서 C씨의 종용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여수경찰서는 구속 송치된 C씨의 여죄와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김형규 기자

▲ 여수시 한 졸음쉼터에서 발생한 30대 남성 둔기 사망 사건은 경찰의 치밀한 수사 결과 가스라이팅에 의한 범죄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