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유흥주점 여종업원 뇌사사건의 강 모씨가 지난 10일 숨진 가운데 경찰의 수사 진척이 지지부진한 것을 두고 비난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자신이 일하던 유흥주점에서 쓰러져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던 강 모(여·34)씨가 뇌사 상태에 빠진지 20여일만인 지난 10일 오후 9시 40분께 광주 모 병원에서 결국 숨졌다.

 사건은 지난달 19일 여수시 학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여성이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지면서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에 의해 업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제보로 드러났다.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는 지난달 30일 피해여성이 실 업주인 박모 전무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면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 경찰이 여수 유흥주점 여종업원 폭행 뇌사사건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수경찰서는 “토사물이 기도를 막아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는 의사의 소견을 바탕으로 폭행 의혹에 대한 소극적 수사와 초동수사 미흡 논란이 일어 수사 주체가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바뀌기도 했다.

 특히 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등 44개 여성인권단체 회원들이 지난 3일 여수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업소에서 경찰과 지역 공무원, 대기업 임원 등의 성매수 주장까지 제기하며 분노를 나타냈다.

 실제 성매수자 가운데 광역수사대 소속 경찰관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수사에서 배제됐다.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여성인권단체에서 주장한 45명의 성매수자가 드러날 경우 여수지역에 미치는 충격과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유흥주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지만 CCTV와 장부 등은 확보하지 못했으며, 업주 박 모(여)씨도 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업주 박씨의 통화내역 조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강씨의 부검을 의뢰해 사인을 밝히고, 성매수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 업소는 바지 사장을 두고 실제 운영은 박씨가 해왔으며, 고용을 할 때 선불금을 주고 차용증 받은 뒤 성매매를 통해 갚게 하는 방식으로 영업해 오면서 성매매 시 고객의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를 알아오지 못하면 1만원의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