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산단 한국바스프 여수공장

 여수국가산단 한국바스프 여수공장에서 맹독가스인 ‘포스겐’이 누출돼 근로자 1명이 중태에 빠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고는 지난 5월 27일 오후 7시 40분께 한국바스프 여수공장에서 가스배관 정비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근로자 황(39)모씨 등 4명이 맹독가스인 포스겐에 노출돼 발생했다.

 바스프 여수공장은 포스겐 흡입 근로자를 아무런 조치없이 퇴근시켰으나 황씨는 이날 오후 11시 50분께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차료를 받고 있지만 위중한 상태다.

 또한 같이 작업했던 근로자 3명은 다행히 증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검사 결과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스프 여수공장에서 사용하는 ‘포스겐’은 독일군이 1차 세계대전 때 사용했던 독가스로, 노출초기에 자극이 크지 않지만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노출 후 30분에서 48시간까지 증상이 없다가도 포스겐이 폐세포를 손상시키면 폐수종이 오고 호흡곤란이 와서 사망할 수도 있다.

 이에 여수환경련은 “다국적기업 바스프가 포스겐의 독성에 대해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포스겐 가스 흡입 환자가 병원에 있으면 사고가 드러날 것을 우려한 바스프가 노동자를 방치해 사경으로 몰고 간 비윤리적 안전 불감증 사고”라고 비판했다.

 또 포스겐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여수시민에게 공개 사과하고 정부기관의 조사와 별개로 외부인사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건강역학조사와 공정정밀진단 및 근본적 사고방지 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1994년 9월 한국화인케미칼 여수공장에서 포스겐 가스 누출로 3명이 사망하고 54명의 중독자가 발생한 사고에서도 집으로 가서 사망한 사례가 있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