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바스프 여수공장

 여수국가산단 한국바스프 여수공장에서 맹독가스인 ‘포스겐’에 노출돼 위중한 상태로 치료를 받던 근로자가 결국 숨졌다.

 한국바스프 여수공장 협력업체 근로자인 황모(39)씨는 지난달 27일 동료 3명과 함께 연차보수작업 중 포스겐 가스에 노출된 후 퇴근했으나 자정 무렵 호흡곤란 등 신체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같이 작업했던 근로자 3명은 다행히 증세를 보이지 않았으나, 황씨는 전남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중 9일 숨을 거뒀다.

 한국바스프측은 “유가족에게 깊은 조의를 표하며, 소중한 한 생명을 잃게 된 데에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하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어 “다시 한번 기업의 안전관리에 대한 중요성과 책임을 뼈저리게 느끼며,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이에 따른 재발 방지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앞서 여수환경운동연합은 “다국적기업 바스프가 포스겐의 독성에 대해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포스겐 가스 흡입 환자가 병원에 있으면 사고가 드러날 것을 우려한 바스프가 노동자를 방치해 사경으로 몰고 간 비윤리적 안전 불감증 사고”라고 비판했다.

 또한 “포스겐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여수시민에게 공개 사과하고 정부기관의 조사와 별개로 외부인사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건강역학조사와 공정정밀진단 및 근본적 사고방지 대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바스프 여수공장에서 사용하는 ‘포스겐’은 독일군이 1차 세계대전 때 사용했던 독가스로, 노출초기에 자극이 크지 않지만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폐수종으로 호흡곤란이 와서 사망할 수도 있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