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가 집중호우 시 침수피해에 대비해 126억원을 들여 시설한 ‘도원지구 우수저류시설’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했다는 시민단체의 따끔한 지적이 나왔다.

 사)여수시민협은 19일 성명을 통해 “추석 연휴때 내린 160㎜ 정도의 비에도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한 우수저류시설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126억원의 혈세를 투입하고도 침수피해를 막지 못한 도원지구 우수저류시설에 대해 자체 감사를 실시하고 보완 대책을 마련하라”면서 시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도원지구 우수저류시설 침수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 학동 하수저류시설을 전면 재검토 할 것”도 강력히 주장했다.

 앞서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7일 오전 내린 집중호우로 안산동 도원사거리 주변이 침수돼 차량통행 불편은 물론 인근 지하상가에 물이 들어차 상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여수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비는 오전까지 125㎜가 내렸으며, 시간당 최고 74㎜를 기록했다.

▲ 추석 연휴 중이던 지난 17일 오전 내린 집중호우로 우수저류시설이 설치된 안산동 도원사거리 주변이 또 다시 침수됐다.

 도원지구는 고질적인 침수피해 지역으로 국비를 지원받아 도원사거리 일대 도로 6차로 중 4차로 지하에 우수저류조 1만1천400톤과 인접 유입관로 352m를 설치하는 공사를 2014년 마쳤던 곳이다.

 공사 당시에도 부실한 설계로 인한 공사비 증액과 공사기간 연장, 공법변경, PC블럭 제조업체 부도, 극심한 교통정체, 감사원으로부터 공사비 과다계상 지적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었다.

 이에 시민협은 2014년 공개질의를 통해 공사변경 사유와 부실설계 지적에 대한 여수시의 입장과 설계변경 관급공사에 대해 전면 감사를 촉구 한 바 있다.

 완공 이후에도 시의회 강재헌 의원은 2015년 시정 질문에서 “점검결과 물이 차 있지 않고 비어있어야 하는데도 다량의 물이 차 있었으며, 관리대장이나 점검 기록 등이 전혀 갖춰지지 않고 방치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우수저류시설은 우수가 하천으로 유입되기 전에 일시적으로 저류시켜 바깥수위가 낮아진 후에 방류하는 시설로 집중호우에 의해 하수관로가 넘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이다.

 한편 여수시는 학동지구의 상습 침수피해 해소를 위해 125억원을 들여 총 1만2천㎡ 용량의 ‘학동지구 하수저류시설’ 공사를 지난 6월부터 24개월 동안 진행한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