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가동 이후 ‘사고 321건-사망 133명’···‘작업 중지명령’과 강력한 처벌 요구

 여수국가산단 GS칼텍스 공장 폭발·화재를 계기로 산단 전체의 안전을 우려하는 비난 목소리가 노동계는 물론 지역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앞서 여수국가산단 GS칼텍스 2공장에서 지난 10일 폭발음과 함께 시뻘건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이날 오전 6시 38분께 GS칼텍스 2공장 VRHCR(중질유분해공정) 냉각기 부근에서 시작됐으며, 119화학소방대가 출동해 인명피해 없이 3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GS칼텍스 측은 공장가동을 일시 멈췄다가 재가동하려고 온도를 올리는 과정에서 수소가 고압에서 새다 보면 자연발화가 일어나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GS칼텍스 공장은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2일에도 공장 변전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시설 일부를 태우고 진화된 바 있어 여수시민의 불안감은 극에 달해 있는 상태다.

▲ 여수산단 GS칼텍스 2공장에서 지난 10일 폭발음과 함께 시뻘건 불길이 치솟으며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민주노총전남지역본부는 성명을 통해 “하마터면 끔찍한 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한 사고였다”면서 “8일 만에 두 번이나 발생한 사고로 2013년 대림참사를 겪었던 지역민과 노동자들에게는 큰 충격과 불안을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연속적으로 발생한 사고를 보며 또 다른 대형사고의 전주곡이 아닌가 하는 불안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면서 “노동부, 환경부 등 정부당국은 철저한 원인조사와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작업을 중지하고 진상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또 여수시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화학물질 지역사회알권리 조례 시행으로 여수산단 안전관리 기본계획을 수립과 화학사고 발생 시 주민고지 방안을 마련하고 노동자와 지역주민 안전에 최우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사)여수시민협은 “시민들이 폭발소리에 놀라 SNS에 원인을 묻는 게시물과 댓글이 봇물을 이뤘다”면서 “일부 업체들은 사고발생시 회사 이미지 하락 방지에만 급급해 사실을 축소·왜곡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읽혀져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GS칼텍스 2공장에서 발생한 폭발·화재로 인근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

 특히 “지난해 모두 9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6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등 매년 사고와 화재로 인해 귀중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만도 롯데케미칼의 방사능유출사고(1월), 삼남석유화학 화재(2월), 한화케미칼 화재(5월), 롯데케미칼 폭발(7월), 한화케미칼(8월), GS칼텍스 화재 2번(8월), 남해화학 대기오염물질 배출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수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일 BTX(벤젠·톨루엔·자일렌) 공장 변전실 화재사고에 이어 또 다시 일주일만인 10일에 폭발·화재사고로 2주 연속 정유공장에서 가장 위험한 화재사고를 반복한 안전 불감증 상습기업 GS칼텍스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환경련은 “GS칼텍스는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오전 7시30분쯤 원료공급밸브를 완전 차단했다고 하는데 정유공장에서 화재사고가 나고 1시간이나 화재현장에 기름이 공급되고 있었다는 것으로 사고대응시스템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안전 불감증을 질타했다.

 또 “정부기관들은 GS칼텍스 전체에 대해 작업 중지명령과 함께 종합 안전진단 명령을 내리고 사고 회사인 GS칼텍스 법인과 책임자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한편 1967년 조성된 여수국가산단은 유독가스 누출과 화재, 폭발 등 지난해까지 총 321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133명이 숨지고 245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재산피해도 1천600억 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었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