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국가산단 내 롯데 LVE(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 여수공장에서 14일 오전에 화재가 발생하고 오후에는 안전사고로 근로자가 사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 지난 1월 17일 여수산단 내 대림산업 공장 출하장에서 50대 남성이 추락해 숨지는 등 벌써 2번째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해 안전에 대한 불감증이 어느 정도 인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여수소방서 등에 따르면 14일 오후 12시35분께 여수산단 내 롯데 LVE 여수공장에서 협력업체 근로자 A(32)씨가 제품 포장대 청소를 하다가 포장로봇 기계에 가슴과 머리를 맞아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1시간여 만에 숨졌다.

 롯데 LVE 여수공장은 사망사고 직전인 이날 오전 9시10분께 고무 커팅 공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가 출동했으나 인명피해 없이 자체진화 했다.

 롯데케미칼과 이탈리아 베르살리스사의 합작법인으로 지난해 11월 준공한 롯데 LVE(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는 합성고무 제조·판매 회사다.

 특히 지난해 7월에도 롯데케미칼 제1공장 플라스틱 원료 저장탱크인 사일로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하는 등 잇따른 사고에 롯데케미칼의 안전의식이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역민과 산단 근로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이날은 2013년 3월 14일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대림산업 사일로탱크 폭발사고로 작업 중이던 노동자 6명이 죽고 11명이 부상을 당한 대형 참사가 발생한지 5년째 되는 날이다.

 이성수 민중당 전남도지사 예비후보는 “최근 사고는 다단계 하도급과 최저가 낙찰제에 따른 공사기간 단축, 무리한 작업강행이 빚어낸 인재(人災)다”고 진단했다.

 그는 “여수국가산단은 연매출이 100조원에 이르고 산단의 이익은 지역민과 노동자의 피와 땀과 눈물속에서 나온 것이니 만큼 정부와 전남도가 나서서 여수산단의 이익을 노동자와 지역민들에게 돌아 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여수국가산단특별법제정을 촉구했다.

 한편 경찰은 공장 관계자를 불러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 여수지청도 안전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됐는지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에서 화재·폭발 등에 대비한 훈련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