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25전쟁 발발 초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해 어린 생명을 던져 나라를 지키다 산화한 넋을 추모하고 살아계신 분들의 충혼을 기리기 위한 ‘전남지역 학도병 출전 65주년 기념식’이 13일 개최됐다.

 이날 열린 기념식에는 생존학도병과 유가족, 6.25 및 월남전참전 국가유공자, 군 장병, 이낙연 지사, 주철현 시장, 권혁신 육군제31보병사단장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사단 군악대와 해양경비안전교육원 의장대의 선도로 학도병기념비를 참배하고 카퍼레이드, 경과보고, 학도병 소개, 헌시 낭독, 기념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 6.25전쟁에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해 어린 생명을 던져 나라를 지키다 산화한 넋을 기리기 위한 ‘전남지역 학도병 출전 65주년 기념식’이 13일 개최됐다.

 지역최대 규모의 부대행사로 최신형 K-2 전차, K-2 장갑차, k-9 자주포, k-55 자주포, 토우미사일에서부터 K-5 권총 등 국군무기와 적 무기장비, 6.25전쟁 유품 및 사진이 전시됐다.

 또한 요즘 청소년들이 즐기는 서바이벌 장비와 사격 체험장, 신형 전투식량, 추억의 군용건빵, 주먹밥, 맛스타 코너 등도 운영됐다.

 특히 2007년 4월 화개전투 현장에서 57년 만에 수습한 학도병 유골 10구 중 신원미확인으로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안장하지 못한 채 보관중인 9구의 학도병 유골 신원확인을 위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유가족 유전자 시료채취 활동은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북한의 불법 남침으로 전 국토가 적화되기 직전인 65년 전 1950년 7월13일 입대할 의무가 없던 전남지역(여수·순천·광양·보성·고흥·강진) 17개 중학교 15~18세의 학생 183명이 자원입대했다.

 학생들은 ‘조국수호“의 혈서를 쓰고 순천에 임시 주둔하던 국군 15연대에 입대, 6개 소대의 독립 학도중대로 편성돼 9일간의 기초훈련만 받은 후 무기도 없이 전선에 투입됐다.

 학도병들은 전선에서 급히 지급받은 M1소총의 실탄사격 한 번도 못해본 상태로 국군과 경찰까지 모두 퇴각해버린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 건너편 야산 진지에 외롭게 배치됐다.

 7월25일 아침 7시 경남 진주를 점령하기 위해 섬진강변을 따라 매복지점을 통과하려던 전차 및 대공화기 등으로 중무장한 인민군 최정예 6사단 선봉대대(전원 중국 공산당 팔로군 출신)의 침공을 12시간이나 지연시키면서 치열한 혈투를 벌였다.

 이 ‘화개전투’에서 학도중대는 70명이 전사하고 실종되는 희생을 치렀으나 하동-진주-마산을 거쳐 부산 점령을 목표로 동침(東侵)하려던 북한군의 진로를 1주일 이상 ‘지연’시켜 낙동강 최후방어선 전열구축에 필요한 절체절명의 골든타임을 획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가가 부르기도 전에 스스로 자원입대해 화개전투, 진주촉석루전투, 진동사수전투 등에서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이 지역 학도병들의 푸르른 충혼은 지금까지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하고 망각돼 왔다.

 최근 월남전참전자회 여수시지회가 2014년 7월 처음으로 기념식을 거행함으로써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6.25참전학도병충혼선양회는 “월남전참전자들의 학도병 충혼선양의 의미와 가치를 높이 평가한 여수시 등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대히 거행된 기념식이 ‘의향전남(義鄕全南)’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