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지역 수산인 단체와 정치권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를 규탄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여수수산인협회·수산업경영인여수시연합회와 더불어민주당 여수시갑·을 지역위원회는 9일 여수 국동항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기를 규탄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12년이 됐다. 원전 사고의 상처가 아물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2021년 4월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를 태평양에 투기하겠다고 공식 결정한데 이어, 올해 봄부터 여름 사이에 실제 투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여수지역 수산인 단체와 정치권은 “원전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은 인간의 DNA를 변형시키고, 일본 정부가 말하는 다핵종 제거과정을 거치더라도 현재 기술로는 정화처리가 불가능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는 여전히 오염수에 남아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사성 핵종은 해양생태계에 축적되며 최종적으로 인류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일본이 투기한 원전 오염수가 2년 안에 우리나라 해역에 유입됨에 따라 수산인들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하고 우리 국민들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 전문가들이 제시한 지층 주입과 지하 매설이나 수증기 방출 등의 다양한 방법들을 오직 경제적인 이유로 외면하며, 전 세계적인 재앙을 불러일으킬 해양 투기를 선택하는 무모함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의 결정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의 수산업을 위협하는 무책임한 행위이자, 우리 국민들이 즐겨 찾는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워 수산물 소비 급감과 수산업에 대한 궤멸적인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일본은 지금도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매일 150톤의 오염수가 새로 만들어지는 상황으로 투기를 결정한 130만 톤의 오염수는 시작에 불과하다.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투기는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고 미래세대에게 또 다른 재난을 야기할 전 세계적 위협이다.

▲ 여수지역 수산인 단체와 정치권이 9일 여수 국동항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를 규탄하고 윤석열 정부의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여수는 아름다운 해양환경을 가진 항만 도시이자 ‘수산업의 메카’다. 전남 바다는 우리나라 전체 수산업 생산량 가운데 58%를 차지하며 전국 수산물 생산 1위, 수출은 4위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며 범죄 행위와도 같은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시도를 강하게 규탄했다.

 나아가 “윤석열 정부가 친일 굴종외교를 하고 있다”며 “태평양 도서국들은 물론 일본 전역의 어민들 또한 해양투기를 적극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강조하면서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제104주년 3·1절 기념사에서 과거사에 대한 언급 하나 없이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묘사하고 “우리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다”고 발언함으로써 일본에 대한 굴종 외교를 넘어 아예 반역사적·반헌법적 ‘친일선언’까지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주체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을 추진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해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저지를 위한 국제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 국가들과 국제사회에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모든 원자료(raw data)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오염수에 대한 과학적이고 검증가능한 분석이 확인될 때까지 투기계획을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