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과 강제징용 해법에 따른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까지 반복되자 전남참교육동지회가 ‘친일 정부 퇴진 촉구’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전남참교육동지회는 28일 시국선언문을 내고 “이번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한일정상회담은 우리 국민들의 역사적 노력과 진전을 한순간에 짓밟은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국익을 위한 외교이며,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고 자화자찬을 늘어놓고 있지만, 이는 궤변에 불과하다”며 “역사적으로 피해를 본 국민들을 보듬지 않고 역사가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없는 국가가 어디 있으며, 국익을 고려하지 않은 외교가 어디 있을 수 있는가? 우리는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참담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또한 한일정상회담을 보면서 대통령과 정부의 역사 인식의 부족과 외교적 무능함을 확인했다”고 일갈했다.

 또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를 피해자가 먼저 용서하는 일은 가능하지도 옳지도 않다”면서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를 용서하는 것은 똑같은 범죄를 다시 저지르도록 용인하고 부추기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따끔하게 질책했다.

 특히 “대통령 윤석열은 검사 출신으로서 기회 있을 때마다 법치주의를 강조해 왔음에도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함으로써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위배했다”며 “강제징용 해법에 대리변제 배상안은 사법부의 권한을 침해한 반헌법적 처사이자 반인류적 행위다”고 쏘아 붙였다.

 또한 최근의 기업 편향 반노동 정책과 경쟁교육으로 회귀하는 교육정책도 인권과 인간애의 이해 부족에 기인한 것이라며, 이에 대한 근본적인 자성과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퇴직 교원들은 학생들에게 민주사회의 주체적 시민으로서 무슨 일을 해야 하고, 지식인으로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가르치며 한평생을 바쳤다.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에 의해 역사와 국가의 존엄성,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통째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이 시대 스승으로서 참된 모습이며 양심을 지키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전남참교육동지회는 “해방 이후 일제의 잔재와 민족반역자의 처벌 등 역사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일은 더 없는 패착이었다”며 “여기서 살아남은 친일세력들이 친미반공을 내세우며 분단을 유지하고 통일을 반대하는 기득권 세력을 구축함으로써 민족과 국가의 미래와 발전을 방해하는 족쇄로 지금까지 작용하고 있다”고 통탄했다.

 시국선언과 함께 ▲굴욕적 친일외교 정책 폐기 ▲반헌법적 강제동원 배상조치 철회 ▲역사 왜곡 중단 ▲독도에 대해 어떠한 암묵적인 양보조치도 하지 말 것 ▲교육본질에 부합하는 교육정책 실시 ▲기업 편향적 반노동정책 수정 ▲언론탄압 금지 등 7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전남참교육동지회(대표 김영효)는 2017년 5월 전교조 결성 28주년을 맞아 창립한 전교조 퇴직교사들의 단체로, 현재 전남은 150여명의 퇴직교사들이 활동 중이다. /김형규 기자

▲ 전남참교육동지회가 28일 ‘친일 정부 퇴진 촉구’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