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한 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사가 고추 분쇄기에 손이 끼이면서 큰 부상을 입은 사고와 관련해 노동계가 예고된 인재라며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앞서 13일 오전 8시 30분께 여수시 ㅇ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사 A씨의 손이 분쇄기에 빨려 들어가면서 손목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는 현장에서 응급 처치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A씨를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해 고추 분쇄기와 손가락을 분리한 후 즉시 수술에 들어갔다.

 하지만 손의 훼손 상태가 심해 정상적인 복원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민주노총 여수시지부는 “A씨가 사용한 장비는 각종 식재료를 분쇄하는 회전형 기계로 가정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위험한 장비”라며 “근본적 개선 요구에도 교육청의 묵살 과정에서 예고된 인재 사고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3년 사이 전남과 광주, 충남, 제주 등에서도 식재료 분쇄기나 음식물 처리기로 인한 절단 사고가 잇따라 학교 비정규직 노조는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분쇄된 양념을 구매하는 등 개선을 교육청에 요구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2019년부터 3년 간 전국 시·도교육청 관할 급식실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는 3천여 건에 사고 유형별로는 화상이 가장 많았고 넘어짐, 끼임, 부딪힘 등 순이었으며, 폐암 환자도 8명이나 발생했고, 이 중 절단이나 베임, 찔림 사고만 190여 건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학교급식 종사자 1명이 만들어내는 한 끼의 음식량인 인원수 대비 식수 인원은 약 140명~160명 수준으로, 서울대병원 등 주요 공공기관의 조리인력이 1명당 급식 인원이 65명인 것에 비해 약 2배 수준의 높은 노동 강도라고 지적했다.

 민노총 여수지부 노동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골병드는 학교 급식실, 위험한 일터 급식실을 바꾸기 위해 당장 높은 노동 강도를 완화하고 인력충원 및 배치기준 개선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형규 기자

▲ 여수의 한 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사가 고추 분쇄기에 손이 끼이면서 큰 부상을 입었다.(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이 없음=뉴스와이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