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와 협약을 맺은 여수중앙병원이 2024년부터 전남 최초로 ‘공공심야 어린이병원’으로 운영된다. 소아청소년 필수 의료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여수중앙병원과 체결한 ‘공공심야 어린이병원 운영 협약’에 따라 2024년부터 평일 저녁 11시, 주말(토·일) 및 공휴일 오후 6시까지 소아청소년들을 진료한다.

 여수중앙병원은 매년 2억 원 이상의 운영비를 자체 부담하고, 시는 이에 따른 행정적 지원과 운영비를 지급한다.

 앞서 시는 지난 2017년부터 의사회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수차례 공모 참여 요청 등 설득에 나섰지만, 그간 희망하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민선8기에 들어서도 보건복지부 정책사업인 달빛어린이병원과 관련해 ‘소아청소년 야간 및 휴일 진료기관 운영’을 핵심 공약사업으로 내걸고 수차례 운영 병원 공모를 진행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료계의 반응은 냉랭했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인력을 구하기도 어렵고 불을 보듯 뻔히 예상되는 적자를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저출산과 인구감소로 야간 소아청소년 환자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야간 진료시간을 연장할 경우 고액연봉의 의사 등 의료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전국적으로 소아과 의사가 부족해 인력충원 자체가 어렵고, 야간운영의 경우 주간보다 많은 비용이 소요돼 병원운영에 어려움이 크다.

 이에 시는 올해 여수시의회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지방중소도시 소아청소년 필수 의료를 위한 ‘여수시 공공심야어린이병원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이를 근거로 여수중앙병원과 협의에 나서 극적으로 협약에 이르렀다.

▲ 여수중앙병원이 2024년부터 전남 최초로 ‘공공심야 어린이병원’으로 운영된다.

 협약 당시 여수중앙병원 박기주 원장은 “소아청소년의 의료 필수성은 공감하면서도 심야병원 운영의 어려움(적자 발생 등)과 병원개설 초기 사정으로 많이 망설였다”며 “하지만 개원 2년이 지난 지금은 지역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고자 운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내년 운영을 앞둔 박 원장은 “현재 실력 있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구인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너무나 부족하고, 특히나 지역(여수)사회에서의 의사구인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선 기존 본원 소속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제가(가정의학과) 직접 진료에 나설 생각이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실력 있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채용해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수 공공심야어린이 병원인 여수중앙병원은 지난 21년 8월 둔덕2길 6-3번지에 지하 1층 지상8층, 95개(현재 204개) 병상 규모로 개원했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