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70주기를 맞는 여순사건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대선 공약으로 채택해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남동부권 6개 유족회로 구성된 여순사건유족협의회는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여순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자와 그 유족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가칭)여순사건진상규명과명예회복을위한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여순사건과 대구 10월사건을 통합한 ‘(가칭)정부수립전후민간인학살진상규명과명예회복을위한특별법’ 제정 추진도 아울러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여순사건 유족들이 직접 참가해 대선 후보들에게 여순사건 유족들의 요구사항을 공약으로 채택하고 제정할 것을 촉구하는 회견문을 발표했다.

▲ 여순사건유족협의회 유족들이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가회견을 갖고 있다.

 여순사건유족협의회는 “제주 4·3을 배상·보상 문제까지 완전히 해결하겠다”고 했다며 “제주4·3과 쌍생아와 같은 여순사건도 지역차별이 아니라면 여순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자와 그 유족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단독 특별법 공약과 제정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순사건 관련 평화공원 조성 등 위령사업은 대규모 예산이 수반됨에 따라 특별법 제정을 통해 국가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사업이며, 제주4·3, 광주5·18 등과 같이 현대사 인권교육의 장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여순사건은 여수의 경우 여수시의회 의원 중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의 적극적인 반대에 부딪혀 조례마저도 제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개탄했다.

 앞서 지난 20일 전남권 21개 회원단체로 이뤄진 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와 7개 회원단체로 이뤄진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대선 정책반영 촉구 전남동부권 기자회견’을 통해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여수·순천10·19사건(여순사건)은 8.15 해방직후 찬탁과 반탁, 단선단정 반대 정세의 민족사적 격동기에 1948년 10월 19일 여수시 신월동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소속 군인 일부가 제주4·3사건 진압에 대한 제주 출병을 거부하며 발생했다.

 이들은 전남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전남 일대와 전북 남부, 경남 서부지역 및 대구지역에도 확산된 사건으로 반군과 정부군의 진압 및 사후토벌과정에서 무고한 다수의 민간인 1만여 명이 희생당하고 일부 군·경이 피해를 입은 사건이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