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가 시장 공약사업으로 추진 중인 사립외고 설립과 관련해 여도중 ‘폐교’방침에서 ‘이전’으로 입장을 변경해 오락가락 행정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여수시와 사립외고 설립 추진위원회는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립외고 설립과 관련한 여도학원 관계자들의 의견에 대해 ‘폐교는 절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여도중 폐교와 그 자리에 사립외고 설립을 추진하는데 대한 시민사회와 교직원, 학부모, 초등학생까지 집회를 여는 등 강한 반발에 부딪힌데 따른 선택으로 보인다.

 이날 시와 외고추진위원회는 여도학원의 향후 방향성을 논의키 위해 산단기업, 여도학원 관계자, 봉계동 주민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시는 민선6기 출범과 함께 침체된 지역 교육의 돌파구로 사립외고 설립을 실행하면서 사립외고 설립 및 운영을 여수산단 입주기업들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그동안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수렴과 명문고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 시민대토론회 등을 거쳐 지난 9월14일 사립외고 설립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와 함께 현재 여수산단 기업들이 운영을 지원하고 있는 여도학원을 사립외고 설립의 적지로 보고 추진하고 있다.

 여도초·중학교는 지난 1980년 대 여수산단 기업들이 출연해 설립됐으며, 교육환경 변화로 입학생이 감소하면서 학교 운영에 부담을 느낀 산단 기업과 인근 주민들이 3천여명의 서명과 함께 공립화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시에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도초·중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은 최근 공립전환을 반대하며 현 체제 그대로 사립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의 기본 방침은 여도중 폐교가 절대 아니다”면서 “여도초는 공립전환, 여도중은 지역주민들과 학부모님들의 의견을 수렴해 공립전환 후 이전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협의체는 사립외고 설립을 비롯한 여도초등학교 공립화와 여도중 공립화 이전 문제 등 지역 교육 현안 문제 등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와 추진위원회는 여수산단 공장장협의회 38개 회원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 사립외고 설립·운영에 대한 40억원의 분담금 참여 가·부를 통보해 달라고 요구해 기업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