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관람객 수를 기록하면서 부실한 행사 준비로 혹평을 받았던 ‘여수거북선축제’가 대대적인 혁신방안 마련에 나섰다.

 여수 거북선축제보존회는 성공적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분야별로 담당할 10여 명의 축제위원을 새롭게 임명하는 책임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보존회는 최근 총회를 열고 법인 정관을 전면 개정한 것은 물론 이사 10명을 새로 교체했다.

 이는 전체 이사 25명 중 10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단행한 것으로, 향후 축제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강도 높은 조치다.

 또 보존회는 행사의 내실화를 다지기 위해 현재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을 사무처로 확대 개편하고 축제에 맞는 지원체계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전반적인 운영체계를 개선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축제위원들이 공동으로 책임을 지고 축제 본연의 가치를 중시하면서 진행하게 된다.

 이어 호국 문화축제의 전통과 문화를 제대로 녹여내지 못하고 단지 이벤트성 프로그램 등만을 기획하며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기획연구위원회를 전격 해체했다.

 이는 보존회가 향후 이벤트성 프로그램 등은 대폭 축소하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역사성과 호국 문화를 강조하는 축제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축제 진행은 축제위원회가, 행사기획은 기획연구위원회로 조직이 이원화돼 있어 행사 진행에 차질이 빚어진 것도 기획연구위원회 해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축제 장소도 변경할 계획이다. 여수가 전라좌도수군절도영(좌수영) 본영지로, 400년이 넘도록 남해안 해상 제해권을 수호한 수군 요충지로서 호국 문화가 풍부한 역사의 도시라는 자긍심을 충분히 내세울 만한 장소로 결정할 예정이다.

▲ 2023년 제57회 거북선축제 통제영길놀이 장면.

 보존회 전제민 상임이사는 “해상에서 선박으로 전개할 ‘이순신함대 출정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축제 장소가 이순신광장과 해양공원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거북선과 판옥선을 건조한 여천지역의 선소에서도 행사장을 설치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올해 거북선축제 축소에 따른 음식맛 장터 등의 손실보상 문제로 논란이 일었던 읍·면·동 주민단체들에 대한 손해배상 차원의 변상금도 단체 대표들과 협의를 마치고 지급 완료됐다.

 앞서 보존회는 이사회와 총회를 잇달아 열고 올해 축제 파행과 민원 등을 일으킨 3명의 이사를 전격 해임하고 제명하는 조치를 취했다.

 박정명 이사장은 “보존회는 투명하고 공정한 축제 운영을 위해 혁신과 쇄신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며, 여수거북선축제가 시민들의 자랑거리로 우뚝 서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수거북선축제보존회는 회원 203명이 소속된 사단법인으로, 1967년부터 매년 5월 초에 4일간 여수거북선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