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의회가 의장 선거 ‘표 매수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11일 열린 정례회마저 파행을 연출했다.

 여수시의회는 11일 제170회 정례회 1차 본회의를 열고 의사일정에 들어갈 계획 이었으나 더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의장 선거 금품수수 의혹을 거론하며 의장석을 막아섰다.

 더민주당 의원 9명은 ‘비리척결’ ‘엄정수사’ 등의 피켓을 들고 박정채 의장의 의사진행과 의장석 진입을 봉쇄했다.

 이들은 뇌물 의혹을 받고 있는 박정채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박 의장이 본회의를 진행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뇌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과 사퇴를 촉구하는 더민주당 의원들간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박정채 의장의 의장석 진입을 막아서고 있다.

 파행은 박정채 의장이 회의 진행을 못하고 퇴정하면서 20여분만에 일단락되고, 이선효 부의장이 의사봉을 넘겨받아 회의를 진행했다.

 박정채 의장은 결백을 주장하며 금품살포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여수지역 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날 여수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의 엄정한 수사와 관련된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단체는 “2000년 시의회 의장단 뇌물수수사건, 2010년 오현섭 시장 뇌물수수사건 등 비리도시 여수시라는 오명의 진원지가 된 바 있다”고 지적하며 “돈으로 표를 매수하는 범죄행위에 대해 소속 정당과 시의회는 분명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시민들에게 명백한 진실을 밝히고 ‘의장직 매수’행위가 사실이라면 관련 시의원 모두를 출당조치하고, 해당 시의원은 영원히 지역 정치에서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찰은 “어떤 눈치도 보지말고 신속, 엄정한 수사를 통해 정치가 공공의 적이 되지 않도록 의장단 선거에서 벌어진 숱한 의혹들을 낱낱이 밝혀내야한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형규 기자